아마도 게이샤라는 영화를 기억할 것이다. 와타나베 캔이 주연을 했던 영화로 미국에서도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게이샤는 예술, 음악 무용 분야에 탁월한 재능의 사람을 일컫는 관동지방에서 불리는 명칭이다. 그러나 관서에서는 게이코라고 하며 실제는 게이코가 맞는 말이다. 일본 예술계는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아카데미가 없다. 그러므로 가문이나 그 전통의 개인에게 배우고 있다. 가부키는 남성들만의 연극이라면 게이코는 예술의 총칭인 여성들이라고 생각하면 쉬울 것이다.
잘 모르는 사람 중에 게이코를 공창으로 착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들은 호스티스도 아니고 매춘행위를 하는 사람들도 아니다. 교토에는 아직도 그 명목을 유지하고 있는 곳이 꽤 있다. 이들의 무용과 음악을 들으면서 게이코에게 융숭한 대접을 받는 곳은 요정이다. 끊임없이 실어 나르는 음식과 풍악을 울리는 곳이 요정인데 한국의 예전 불건전한 요정과는 거리가 멀다.
게이코가 있는 곳은 가격이 상당히 높다. 쉽게 공연비를 받는다 생각하면 간단하다. 어디를 가도 연주를 하거나 춤을 추는 레스토랑은 음식에 공연비를 추가하는 까닭이다. 먼저 일본식 전통 요릿집은 공연하기에 좋은 넓은 다다미의 장소에 길게 두 줄로 앉는다.
앞에는 작은 좌식 상이 있다. 특히 소수 사람을 받지 않는 것이 게이코 공연의 특징이다. 대개 20명 이상이며 가격은 오가미가 결정한다. 개인당 10만 엔 이상 지급하는 비싼 공연, 아니 부르는 것이 값이라고 할 정도다. 이러한 공연도 소위 말해서 배경이나 명예가 없으면 예약 불가하다고 한다. 그러므로 게이코 공연을 보았다는 일본인은 극히 드물다.
먼저 일인용 좌식 상에 녹차부터 나르면서 줄곧 공연이 끝나는 동안 쉼 없이 음식을 나른다. 처음에는 오가미 즉 여자 주인이 인사를 하고 샤미센을 연주하는 게이코가 등장한다. 그 공연이 끝나면 팁을 젓가락에 끼워준다. 다음엔 일본 춤을 추는 게이코가 나온다. 역시 음식을 먹으면서 공연을 본다. 항상 젓가락에 팁을 가득 주는 일본 문화는 게이코 공연에서 비롯되었다.
공연이 끝난 게이코가 술을 따르거나 차를 따르지만 손님은 치근덕거리거나 음담패설을 하지 않는 금기 사항이 있다. 또한 개인적으로 옆자리에 앉히지 않는다. 이들이 받는 교육은 엄격하며 보통 중학교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숙식을 하면서 호된 연습을 한다고 들었다.
일본의 전통을 지키는 사람들 그중에 게이코들이 교토에 명목을 유지하고 있다. 이름을 밝히지도 않으며 연락처를 주지도 않는다. 모든 것을 오너인 오가미가 관리한다. 오히려 이들을 만나서 실제 보면 예술가다운 모습이 참으로 많다. 아주 반듯한 이미지의 게이코들이었다.
요정이라고 생각하니 성북동의 길상사가 생각난다. 법정 스님에게 모든 것을 기부했던 한국의 정치, 경계를 주름 잡았던 그들이 뿌린 돈의 가치가 500억 원에 달했으며 결국 불교 재단으로 돌아간 유상무상의 길상사, 그 오가미와 교토의 오가미는 같은 사람일까? 갑자기 길상사처럼 넓은 요정과 무상의 의미로써 마음이 머무른다.
'Japanese culture ' 카테고리의 다른 글
門松-가토우 마츠 (0) | 2016.01.31 |
---|---|
鏡餅-가가미 모치 (0) | 2016.01.31 |
일본 장례식 문화 (0) | 2016.01.31 |
겨울에도 춤을 추는 일본인 (0) | 2016.01.31 |
일본 미인화 (0) | 2016.0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