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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ese culture

일본 장례식 문화

 

 

 

 

 

 

12월 18일 후지 산케이 그룹 회장을 지낸 고바야시 회장 부인의 임종을 맞아 직계 가족과 친척으로 구성된 장례식에 참석하게 되었다. 후지 산케이 그룹은 신문사, 방송국 등을  소유한 굴지의 일본 그룹이며 오다이바의 가장 현대적인 건물을 소유한 회사다. 그러므로 이 회사의 그룹 회장은 명예는 물론 상당히 부유한 계층이다. 한국과 일본이 다른 점은 장례,결혼 문화다. 아무나 부르고 가도 되고 안 가도 되는 나라가 아니다. 특히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것을 자존심이라 생각하는 일본인이 많다. 그는 이번 장례식에 그 어떤 사람에게도 연락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한국은 일본보다 아직은 결혼식 문화, 장례식 문화는 선진국 수준이라고 할 수 없다. 먼저 결혼식과 장례식엔 반드시 참석, 불참석 표시의 카드를 보내서 초대한 사람들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는다.

 

특히 결혼과 장례의 복장은 엄격하게 구분되어 있다. 가족의 여성이면 결혼식에는 가족의 문양이 새겨진 검은 기모노에 화려한 칼라가  하단에 그려진 것을 입으며 오비도 화려하게 장식한 것을 맨다. 하지만 장례식은 전부 검은 기모노, 검은 오비만을 맨다. 여기에 조리도 검은색이다. 남성들은 무조건 검정 양복에 흰 넥타이가 결혼식의 의복이다. 장례식은 검정 양복에 넥타이 색이 검은색이다.

 

 

특히 하객과 문상객의 축의금,  부의금은  홀수로 구분되어 종류에 맞는 봉투에 돈을 넣는다. 대개 친구나 지인이면 3만 엔 가족은 5만 엔, 10만 엔을 넣는다. 7만 엔은 넣지 않는다. 특히 짝수도 넣지 않는다. 축의금, 부의금을 접수하면 그 자리에서 선물을 되돌려 주는 과거와 달리 현대는 책자를 주거나 선물 카드를 준다. 보통 5천 엔의 선물을 주문할 수 있는 책자다. 또는 컨비니 스토아에서 구입할 수 있는 현금과 같은 카드를 준다.

 

 

일본의 장례식은  불교식, 신사의식, 기독교, 가톨릭식으로 구분하며 대개 불교식이 많다. 이유는 절이 있으면 그 절의 뒤편에 오하가 즉 묘지가 있다. 묘지는 평당 대개 2백만 엔에서 2천만 엔까지 다양한 이유는 역사적, 전통적인 사찰인가에 따라 다르다. 더욱이 조상의 묘지와 같이 묻히므로 그리 큰 묘지는 없는 편이다.

 

이번 고바야시 후지 산케이 그룹 前 회장 부인의 장례식은 불교식으로 치렀다. 일본은 보통 이틀간 장례식을 치른다. 먼저 전날은 오후 6시라는 시간이 정해지면 그 시간에 가서 1시간 정도 장례 의식을 가진다. 가족과 일반 문상객도 아무 때나 갈 수 없는 나라다. 그러므로 맞춘 시간을 준수해야 한다.

 

다음 날, 오전 10시 장례식은 절차에 의하여 장례를 치르는데 이때는 관을 열고 가족 각각 소원하는 글 예를 들어 극락왕생, 영생 등의 글을 쓰고 자신의 이름을 쓴 종이와 장미와 온갖 꽃으로 관에 일일이 올린다. 가득 꽃이 쌓이면 관을 닫고 얼굴은 보이게 작은 창을 만든다.

 

마지막으로 작은 검정 돌로 두 번씩 통통 두드리는 관을 닫는 의식을 가족이 돌아가면서 친다. 마지막으로 망치로 크게 닫는다. 일본의 향은 막대 모양이 아니라 분말식이다. 그러므로 향을 올리는 것은 세 번씩 코 가까이에 대고 세 번 향로에 올린다. 이후 절을 한다. 관 의식을  마치면 가족과 친지는 화장터를 향한다. 도쿄는 곳곳에 화장터가 있다. 특히 현대식으로 잘 되어있다.

 

화장터에 도착하면 일일이 관 앞에서 마지막 인사를 한다. 온도는 1천도이며 30분이면 육체는 사라지고 아주 작은 뼈와 분말이 나온다. 일본에서는 뼈를 갈지 않고 그대로 담는데 긴 젓가락으로 두 사람씩  뼈를 봉분에 넣는다. 마지막으로 얼굴 부분과 치아 부분을 위에 얹고 얼굴이라 설명한다. 봉분을 닫고 나무 상자에 넣고 다시 이름을 가장 위에 넣는다. 이후 하얀 보자기로 싸고 다시 하얀 커버로 장식한다.

 

가족과 친지는 화장식장과 장례식장은 차로 10분 이내에 있으며 화장식을 끝나면 장례를 치루었던 장례식장으로 다시 돌아와 고인을 마지막 보내는 화장 의식을 치른다. 하얀 커버로 바뀐 고인을 마지막 보내는 의식이 끝나면 상주가 마련한  점심 식사를 한다. 이후 상주와 인사를 하고 돌아간다.

 

 

이것은 일본의 장례문화다. 여기서 주지하고 싶은 것은 장례식장이나 영안실에 상주가 종일 있지 않는다는 점이며 조문객도 아무 때나 시간 되면 방문할 수 없다. 특히 음식을 시도 때도 없이 차리고 화투를 치거나 밤을 꼬박 새우는 일도 없다.

 

특히 일본은 매장은 없다. 전부 화장이며 요란하게 크게 우는 사람도 없다. 컴팩트하고 규칙과 시간을 준수하고 엄숙하고 조용하게 마무리 짓는다. 그러므로 절제된 감정의 처리가 잘된 나라의 국민성임을 알게 된다. 부모나 형제자매가 죽었는데 슬프지 않은 사람은 없다. 슬픔은 일본인이나 한국인이나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이들은 어려서부터 크게 울지 않고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것을 자존심으로 가지고 있다.

 

 

일본 장례 문화에서 배울 점은 먼저 한국의 지위나 명예를 가진 사람들의 요란한 신문 광고다. 신문을 보면 누구 회장 장인, 부친, 모친상 등이 늘 만원사례다. 가고 싶지 않아도 전화까지 걸어서 오라고 하는 문화와 달리 일본은 간소하게 가족과 직계만 부른 것에 더욱 놀랐다.

 

그러므로 가족이나 친지가 아닌 사람을 불러들이는 것은 장사를 위한 일이 아니고선 있을 수 없다는 고바야시 회장의 고매한 사상까지 존경하게 된다.  일본의 굴지의 회장인 그가 만약 장례식에 부르면 가지 않을 이가 누가 있겠는가. 하지만 남에게 불편함과 폐를 끼치지 않겠다는 그 인격적인 사상은 한국인이 배워야 할 중요한 장례 문화의 과제다.

 

 

한 개인이 몇십 년 인생을 살다가 죽은 이후 육체가 사라지고 뼈만 남는 모습을 몇 시간 만에 보면서 인생은 과연 무엇을 위하여 살아야 할지 깊게 생각한 시간이 되었으며 제 죽음까지 엄숙하게 생각하게 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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