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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타 빌구의 주택 몰타의 빌구(Vittoriosa)는 스리 시티(Three Cities) 중 한 곳으로, 발레타에서 페리를 타고 갈 수도 있고 자동차로 이동할 수도 있다. 이곳의 시장이 있는 콘슬(Consol)도 방문하고, 오래된 주택과 현대식 주택을 둘러보았다.흥미로웠던 점은 과거의 석회암 주택과 현대의 석회암 주택이 외관이나 구조 면에서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가전제품이나 실내 시설은 현대적으로 바뀌었겠지만, 집 자체의 기본적인 모습은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했다.한편으로는 이런 석조 주택에서 생활하면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춥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석회암은 열을 저장하는 특성이 있어 건물의 구조나 두께, 환기 방식에 따라 실내 온도에 차이가 날 수 있다.빌구는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의미..
마샬슬록 새벽 시장 오늘 새벽 6시 30분, 마샬슬록(Marsaxlokk) 어시장에 다녀왔다. 나는 살아 있는 문어를 한 마리 구입했다. 그런데 진열대에 놓인 문어들은 대부분 냉동된 상태였다.살아 있는 문어와 냉동 문어가 함께 판매되고 있었지만, 가격은 생각보다 저렴하지 않았다. 문어는 1kg에 15유로였다.시장에는 도미와 참치뿐 아니라 게와 새우 등 다양한 해산물도 진열되어 있었다. 그런데 문득 궁금해졌다. 과연 이 생선과 해산물은 모두 몰타 앞바다에서 잡힌 것일까, 아니면 다른 나라에서 수입된 것일까?새벽에 열리는 어시장이라고 해서 판매하는 모든 생선이 몰타산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이곳에서는 생선뿐 아니라 과일과 채소, 현지 의류 등도 함께 판매하고 있었다. 레몬 같은 과일은 일반 슈퍼마켓보다 훨씬 저..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이념을 주입할 수 없다. 몰타에서는 무엇이든 돈을 내야 한다. 오늘은 실망스러운 음악회에 18유로를 내고 나니 짜증이 났다.노래 실력도 부족한데 어떻게 관객에게 돈을 받을 생각을 할까?나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티켓을 판매한 적이 없다. 하지만 내가 선정한 오페라 가수들은 실력이 뛰어나다. 훌륭한 예술가에게는 정당한 보상이 따라야 하지만, 관객에게 입장료를 받는 공연이라면 그에 걸맞은 가치를 보여주어야 한다. 예술이라는 이름만으로 모든 것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이런 생각은 자연스럽게 한국의 영화와 예술계로 이어진다. 나는 한국 문화예술계가 좌파적 세계관과 정치적 메시지에 지나치게 기울어져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한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특정한 관점이 반복되고 그것이 진보와 정의의 이름으로 포장되면,창작물은 대중에게 특정한 세계..
포르투, 기마랑이스, 브라가 총평 포르투, 기마랑이스, 브라가 세 곳을 집중적으로 둘러보았다. 이미 리스본도 다녀왔기에 포르투갈의 주요 도시들을 어느 정도 경험한 셈이다.200개국을 여행하면서 여러 나라를 직접 경험해 왔지만, 솔직히 포르투갈은 내가 특별히 선호하는 나라에 속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언어 소통에 불편함이 있는 나라 중 하나다. 그럼에도 다른 동유럽 국가들에 비해서는 계산적이지 않고 다정한 분위기와 인간적인 풍경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경제적으로 넉넉해 보이지 않는 나라에서 오히려 사람 냄새가 난다는 생각도 들었다.현지 미용실에도 가 보고 시금치 같은 수프도 사 먹어 봤는데 맛이 좋은 편이었다. 특히 한국이나 일본에서 에그 타르트라고 부르는 부드럽고 고소한 디저트는 포르투갈이 원조라고 한다. 직접 먹어보니 이곳을 대표하..
기마랑이스 국가 캐슬의 날 오늘 기마랑이스는 두 개의 축제가 겹쳐 특별한 하루였다.10월 7일 국가 성의 날(Dia Nacional dos Castelos)은 포르투갈의 성과 요새가 지닌 역사와 문화유산의 가치를 되새기는 날이다. 약 1,000년의 역사를 간직한 기마랑이스 성에서도 이를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한편 거리에서는 미뉴대학교 학생들의 신입생 환영축제 ‘Receção ao Caloiro’와 전통 행진 ‘Latada’가 펼쳐졌다. 성 주변에는 부엉이 조련사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고, 거리에는 학생들의 음악과 웃음소리가 가득했다.천 년 가까운 역사의 성 아래에서 펼쳐진 젊음의 축제.오늘 기마랑이스는 과거와 현재가 한데 어우러진 도시였다. 비고 사진의 깃발, 국기는 포르투갈 건국 초기와 연결된 전통적인 상징 깃발 파란색 십자가,..
부자의 개념 나는 몰타에 온 지 4년이 되면서, 호텔이나 부동산, 회사를 여러 개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저 사람은 부자다”라는 말을 자주 들어왔다. 그러다 문득 우리가 말하는 ‘부자’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해졌고, 실제로 그 사업들이 어떤 재무구조를 가지고 있는지 재무제표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그런데 막상 숫자를 들여다보면, 밖에서 보이는 모습과 실제 상황은 상당히 다를 수 있다.예를 들어 호텔의 가치가 1억 유로라고 해도 그 소유자가 개인적으로 1억 유로의 재산을 가지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7천만 유로의 은행 대출이 있을 수도 있고, 여기에 이자, 리스, 세금, 기타 채무가 따라올 수 있다. 심지어 호텔이 위치한 땅도 소유자의 땅이 아닐 수 있다. 정부나 다른 토지 소유자로부터 빌린 땅이거나 콘세션을..
성스러운 이름 뒤에 닫힌 문 몰타에서 마주한 종교 조직의 아이러니몰타의 세인트 페트릭 보이스 스쿨에서 아이들에게 오리가미를 가르치고 있다. 이곳에는 가정환경 때문에 학업을 이어가는 데 어려움을 겪는 남학생들도 있다. 그래서 올해 아이들을 위한 작은 자선 공연을 준비해 보기로 했다. 아이들이 무대에 서고, 오리가미 작품을 전시하고, 모금한 돈은 아이들을 위해 사용하는 행사였다.나는 학교와 연결된 돈보스코 시설을 떠올렸다. 학교 주변에는 교회와 극장이 있고 모두 ‘돈보스코’라는 이름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려운 아이들을 위한 자선행사라면 작은 공간 하나쯤은 서로 협력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하지만 극장에 문의한 뒤 뜻밖의 현실을 알게 됐다. 같은 돈보스코라는 이름을 사용하지만 교회와 극장은 실제로 별개의 조직이며, 운영과 재정, ..
포루투갈 브라가 시티 오늘 간 도시는 교육도시로 알려진 브라가(Braga)다. 포르투나 기마랑이스와는 조금 다른 풍경일 줄 알았는데, 막상 와 보니 크게 다르지 않다. 오래된 건물과 골목이 이어지는 전형적인 엔티크 도시다.브라가는 대학이 많고 젊은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라고 한다. 오늘은 미뉴 대학(University of Minho)에도 가 보았다. 포르투에서 일이 끝나 조금 여유가 생겨 이곳까지 왔는데, 하필 번개에 천둥까지 치고 비가 내렸다. 날씨까지 흐리니 도시의 낡고 무거운 인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한마디로 도시 전체가 우중충했다.포르투갈의 명물이라는 에그타르트는 한국이나 일본에서도 익숙하게 접했던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다. 반면 음식은 전반적으로 상당히 짰고, 심지어 컵라면조차 입에 맞지 않았다.거리에는 이발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