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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ese culture

버리고 태우기

 

 

 

도쿄 타워 근처의 조용한 신사에서는 출세의 석전이라는 이름으로 1월 7일 행사를 했다.

 내용인즉슨 달마는 원래 눈이 그려져 있지 않은데 한쪽의 눈만 그리고 성공하면 두 눈을 다 그리는 것이다.

 매년 소원이 이루어지고 성공하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그렇지 않은 사람이 대부분이라 년 전의  달마를 들고 신사를 찾는다.

 또한 작년에 산 소원 성취, 가내 안정, 출세 등의 글이 써진 작은 나무판도 들고 온다. 다른 신사는 일괄적으로 소각하는 반면

 이 신사는 둥글게 원을 만들고 이루지 못한 소원까지도 의식을 행하고 태운다는 것이다.

소원을 빌었던 나무나 글자가 새긴 종이를 그냥 쓰레기통에 버리지 않고 작은 의식을 경건히 하고 버리고 태우면서 자신의

일년간의 허물과 잘못도 버린다는 의미에서 많은 직장인이 찾는다. 그만큼 버릴 때도 의식을 경건하게 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왜 사찰이나 교회가 아니고 신사에는 정초에 이렇게 많은 이들이 찾는 것일까.

  6세기 후반 조선반도를 통하여 전하여 온 신사는 신이라는 의미보다는 자신의 마음의 신을 구하는 것이다.

  의식의 제행의 가장 위가 천황의 묘가 있는 신궁이다. 예를 들어 이세진구, 메이지진구 다음으로

  社나 天満으로 내려가는 조직적 신사의 형태를 갖추고  있으며 신직을 행하는 모든 이들은

  신직의 대학인 정규의 4년제 대학을 졸업해야만 직업으로 가능하다.

  신사에는 모든 동물이 다 신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그 형상을 믿고 의지하지 않는다.

 

  신사에서 결혼이나 제의식에 까다로운 나름의 절차가 많다. 이와 유사한 신흥 종교가 천리교, 금광교 등이 있으나

 신사는 종교와는 엄격하게 분리한다.  그 어떤 종교를 믿든지 절, 교회 어디를  다녀도 무관한 국민적 의식의 행사를 하는 곳이라

 생각하면 무방하다.   정초, 입춘 등 주요 행사가 많다.

 하지만 인간이 만든 퍼포먼스는 즐거운 생각. 협동의 정신, 긍정의 삶을 지향하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둔다.

  

  일 년의 각오는 자신과의 약속이기에 누가 보든 말든 신사에 와서 참배한다.

  더구나 정초는 어디서든지 볼 수 있는 광경이다. 내 안의 문제,  이루지 못한 소원 등이 이루어지질 바라면서.

  엄숙한 참배의 모습에서 일본인이  갖는 의식 저변과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일본인은 단단하고 쉽게 좌절하지 않는가도 이러한 의식의 초석이 있는 까닭이다.

  쉽게 부화뇌동하거나 나쁜 에너지에 잘 동요되지 않는 실제 일본인의 본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인간 고유의 본성인 살생,전쟁, 약탈이라는 것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기질이다.

   그것은 비단 일본만이 아니다. 세계 어디를 가도 인간들의 살육적인 전쟁의 화마는 있기 마련이다.

 

  일본은 종교단체라고 해서 신도를  그냥 돌려보내는 일이 없다. 돈을 내면 상응하는 도시락이나 오코시라도 주는 것이 상례다.

  결혼식, 장례식도 마찬가지다. 남에게 무엇인가를 주었다면 받은 이는 반드시 무엇인가 되돌려주는 문화의식은 예의 좋은 의미다.

  주고 받음에 위, 아래가 없다. 떡하니 남에게 무엇인가 받고도  입 다시고 모른척 하는 문화는 일본 사회에서는 사약이다.

  그런 사람이 출세하고 성공하기란 요원한 것을 당연하다.

 

  신사에 가서 적은 돈을 내면 종이에 뭔가 적힌 것을 주거나 나무에 이름을 써넣거나 댓가를 주는 것이다.

  그것에 무슨 부귀와 영화의 지표도 아니고 부적도 아니다. 관광객은 무조건 사찰이나 신사에 파는 부적을 그냥 사 오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먼저 참배를 하고 거기에 맞게 신사나 사찰측으로부터  봉투에 담겨진 선물 받는 것의 일부다. 그 안에는 소망이 든 글이 적혀 있다.

 

 

 매년 글자도 다르지 않고 년도 표기도 없다. 메이지 진구의 소원성취 글이 새긴 패다.

 굳이 메이지 진구에 가지 않아도 되고 가서 사찰, 신사의 소각장에 버리고 새로운 것을 산다.

 위의 나무패만 사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신사나 진구에서 행하는 의식에 참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의식이란  사람이 행하는 약간의 제례다. 이후 마지막 술잔에 술을 따라 주고 마시면 끝난다.

 

 소원을 빌던 종이 재료의 달마와 나무패

 신직의 사람이 의식을 행한다.

불을 지핀다.

 

신사에 대한 편견과 오해에서 무조건 미신이라든지 전쟁 영웅이 잠든 야스쿠니 신사와 같이 생각하는 것은 좋지 않다.

일본에서는 신이라는 것은 모든 것에 붙일 수 있으며 그것은 자신에게 필요한 에너지원으로 발원하는 것이다.

신사에 가서 참배하였다고 대학에 턱 합격하고 사업에 성공하고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 아무도 없다.

아침, 저녁 집 주변의 신사에 가서 자신을 돌아보는 5분의 시간이 다른 이들과 달라질 수도 있다는 점.

 그것이 의식이고 에너지 발원이라는 점 강조하는 바이다. 신사 참배가 나쁜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모두 다 타고 없어지는 것을 보면서 마치 다비식을 보는 느낌이다. 이러한 행사는 불교에서도 행해지고 있다.

올 한해도  버리고 태우고 마음을 정리한다는 데 가벼운 시작임을 알리는 것이다.

불필요하고 번거로운 것으로부터 탈피하면서 좀 더 가볍게 살아가는 것이 바로  편안함을 유지하는 생활로 본다.

사람들은 타고 없어지는 달마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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