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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impse of the way

봄날이 오면

 

 

 

 

 http://www.youtube.com/watch?v=87ozQn_jtqk

http://www.youtube.com/watch?v=l41K5zPSnnM

 

봄날의 사쿠라는 눈송이보다 화려하다. 일본인이 유달리 사쿠라에 환호하고 밤에도 불을 밝히고 즐긴다. 사쿠라 만개의 짧은 며칠을 보기 위한 향연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참 이상한 것은 매년 다른 느낌이다. 눈이 부신 사쿠라는 어쩌면  인생과도 같기고 하고  일본인의 혼네와도 같다.  

 

 

예전에 로스엔젤래스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1번 국도를 자동차로 운전한 적이 있다. 그 도로는 바다를 끼고 몇 시간을 달려도 참 아름다운 바다가 보이는 해변의 도로다. 샌프란시스코 금문교에 도착하면서 금빛으로 보이던 다리의 색은 매일 붉은색으로 칠을 하고 단장을 한다고 하는데 그날도 칠을 하고 있었다. 붉은 정열은 빛나는 태양을 만나 자신의 붉은색을 버리고 황금색으로 변신한다. 그래서 금문교가 되었다. 낮에는 반짝이는 황금의 금문교가 아름답고  밤은 도시의 네온이 아름다운 샌프란시스코, 그리피스 천문대에서 내려다보면 도시와 적막하고 광할한 태평양이 보이는 곳이 금문교를 사이에 두고 둘로 나뉜다.

 

 

 

미국의 겔럽 조사의 통계 자료를 보면 매년 자살하는 장소로 가장 명성이 높은 곳이 금문교인데. 자살자는 죽는 순간에도 어두운 태평양 쪽이 아니라 화려한 네온사인과 불빛이 찬란한 곳으로 떨어져서 죽는다는 보고서다. 자살하면 즉사하는 곳이기에 구조는 거의 불가능한 곳이다. 그래서 악명 높은 마피아의 두목 알파치노가 도망 못 가게 꽁꽁 묶인 바다 한복판에 만든 감옥까지도 금문교를 바라다보고 있다. 인간의 심리는 죽는 순간에도 화려한 곳에 마음을 주며 사람의 흔적을 느끼는 네온사인으로 둘린 아름다운 도시 쪽을 보면서 자살한다는 말이다. 결국 자신의 존재감은 알아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닐까.

 

 

 

왜 샌프란시스코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빨리 피고 빨리지는 화려한 사쿠라도 누군가 보아주기에  최고의 극치가 되었다. 다른 꽃에 비하여 참 화사하고 눈부시다. 많은 이들이 그 화려함에 반하기에 사쿠라는 아름다워 보이는 것이다. 너무 화사해서 사쿠라를 보면 나는 눈물이 나올 것 같다. 아무도 찾지 않는 들풀이나 이름없는 꽃은 자신의 존재감조차 모르고 피다 가는데 환성과 열망을 받은 사쿠라는 며칠을 못 가고 지는 우리의 인생과 너무 닮아서 슬프다는 말이다.

 

 

그래서 봄날의 사쿠라를 보면 가슴으로 눈물을 흘린다. 어려서 소풍 갈 때의 들뜬 마음은 사라지고 오히려 지는 것에 더 마음이 간다. 뚝뚝, 가벼이, 소복이, 하나 둘, 잎은 바람에 날리고 때로 머리에도 내려 앉은 잎을 그냥 무심히 볼 수만은 없음은 이미 지는 것이 예견된 운명이어서일까.

 

 

인생도 치열하게 경쟁하여 자신이 원하는 정상에 오르면 참으로 허무하고 고독해진다, 오르지 못하는 사람은 오르지 못해 안달하고 오른 사람은 내려가면서 무상함의 허무를 느끼고 그래서 이래 재래 고독하기는 마찬가지다. 사쿠라와 같은 우리네 인생, 사쿠라가 피면 슬퍼지고 지는 것을 보면 슬퍼지고 점점 봄날은 슬퍼지고 있다. 사쿠라가 질 때까지 그렇게 슬퍼하면서 빨리 시간이 가기를 바라겠지.

 

 

그러나 한가지는 살면서 배운다. 장담도 하지 말고 호언도 하지 말고 두려워도 하지 말고 마음을 내 버려 두라는 말.

마음이란 시간과 공간에서는 절대적인 이별이므로.저 떨어지는 사쿠라 잎들을 보라!  흐들거리면서 땅에 닿는 순간 과연 무엇이 남겠는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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