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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philosophy

특별한 전시회

 

 

 

 

 

 

 

 

 

아주 특별한 초대장이 왔다. 

 

関 万希子- 간 마키고展이었다. 그녀는 1933년 도쿄에서 출생하여 学習院女子大学-각슈인 여자 대학을 졸업한 후,  줄곧 중세 서민들의 심정과 감성을 노래한 가요에 상당히 관심이 높았다. 이후 그녀는 독특한 기법과 독창적인 서도법으로 붓을 화지에 그려 선보인 사람이다.

 

1978년부터 작품 활동을 하였으며 일본 전국을  비롯한  세계의 전시관에서 전시했으며 한국은 2001년 한국 국립 현대미술관 초청으로 21세기 수묵의 향기라는 제목으로 전시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긴자 와코 백화점  6층 전관에서 초대전이 16일부터 시작되어 열흘간 열린다. 초대장에는 일체 화환, 선물 사양한다는 문구가 있어 일본인들의 허례허식을 지양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한국의 결혼식, 전시회, 장례식에는  어김없이 늘어선 화한과 비교되는 일본 문화다.

 

 

와코 백화점은 일반 전시를 하지 않는 곳이며 도쿄의 가장 품위 있는 백화점이란 자부심이 대단한 곳이다. 원래 세이코 시계를 만든 회장의 소유로 그들만의 높은 가격, 품격을 자랑했었다. 하지만 마주 한  미스코시 백화점에 밀려 요즘은 과거의 향수에 젖은 노년층에게만 인기 있는 장소가 되었다. 여전히 콧대 높은 와코에서  6층 전관을 빌려주며 직원이 10명 이상의 서포팅을 하는 친절에는 작가의 위풍당당함도 고려함이다.

 

 

간 마키고의 글자 자체만으로는 무슨 뜻인지 전혀 알 수 없는 문체다. 하단의 의미의 한자를 설명함으로써 비로소 이해하게 되는 글이라서 상당히 어려운 글자이며 그녀만의 독창성은 중국은 물론 독일 등에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첫날인데도 이미 붉은 스티커가 많이 붙어 있는 것을 보니 작품은 곧 매진될 가능성이 높다.  지명도 높은 서도가의 고매한 그림인지 글인지 서도가 아닌 느낌이 든다. 선을  마구 갈긴 것 같아도 일정한 룰을 스스로 정한  일관된 법칙도 보인다.  

 

붉은 스티커가 붙은  작품 하나를 보니  素- 흴 소  뜻인 한자가 보였다.

 

본래의 고유한 순수의 의미인 소가 참으로 마음에 들었다.  아이가 처음 태어난 날의 첫 울음처럼 인간이 가진 본래의 순수한 마음은 소다.  혼탁하여진 세상과 인생에 짧게 명언을 줄 素  마음에 드는 글자다.

 

그녀 작품이 왜 명성이 높을까 추론하면 직선문화나 오픈마인드 문화가 아닌 일본에서 상당히 인기를 끌 수 밖에 없는 독특한 특징이 있다. 일본 드라마, 영화를 보더라도 지루하고  10% 부족한 그러면서 여운이 남는 아쉬운 면을 일본인은 좋아한다. 너무 완벽하고 꽉 채운 모습이 아닌 것을 좋아하는 까닭에 그녀의 서도는 확실하게 보여주는 서체의 서예가 아니기에 일본 풍이다.

 

일본의 문화는 즉 국민성으로도 연결된다.

미국이나 한국처럼 노우, 예스를 제대로 확실하게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되는 문화와 달리 노우를 표현하지 않는 일본 문화는 사뭇 다르다. 그러기에 일본인은 싫다고 사양하는 말도 정확하게 하지 않는다. 한국인이 일본에서 부딪히고 스스로 외롭다고 하는 이유는 이러한 일본인의 속내를 모르기 때문이다.

 

한국인이 일본에서 10년, 20년을 살아도 태생적인 급한 성격, 타인과 의견 다툼, 자기주장을 내세우는 반도 기질인 까닭에 대개는 일본 친구가 없을 수 있다. 대다수의 일본인은 의사 표현을 하지 않는 것처럼 반대로 타인에게도 피해를 받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 이러한 문화에 익숙하려면 먼저 누드모델처럼 미주알고주알 자신을 보일 필요도 없으며 울고불고 자신을 알아달라고 요란 떨 이유도 없다. 호들갑 떨면 떨수록 일본인은 도망간다.

 

 

 

일본인은 요란하지 않으나 오래 알게되면 친구가 된다.

일본인은 굳이 연락하지 않아도 필요하면 전화하고 찾아온다. 그러나 쉽게 만나 술한잔 하면 친구가 되는 사람들은 아니다. 아무리 매일 만나 시시콜콜 이야기한다 해도 일본인의 속내는 한국인의 시끄럽고 요란함을 거부할 수도 있다. 타인에 대한 거부감을 잘 표현하지 않듯이 좋아하는 표현도 요란하지 않음은 오래된 인간관계에 신뢰를 쌓고 이해하는데는 시간이 걸린다는 말이다.

 

 

한국인이 일본인과 다른 점이라면  쉽게 정을 주고 쉽게 화를 내고 쉽게 나르시시즘에 빠진다. 좋을 때는 간이라도 빼 줄 것같이 하다가도 무슨 수가 뒤틀리면 주었던 정 이상으로 증오한다. 그것은 전적으로 본인의 마음이다. 내가 너를 이렇게 생각하니 알아달라고 떼를 부린다. 그리하여 많은 일본인 특히 일본 남성들은 한국 여성을 지겨워하거나 겁난다는 말을 자주 한다. 다 그렇겠느냐만은 실제 한국 여성 중에는 거칠고 싸움 잘 하는 여성들이 많다는 평이다. 들으면 기분 상하는 말이지만 어쩔 수 없는 국민성이랄까.

 

 

그러나 지금 한국인은 전 세계 곳곳에서 살고 있으며 저마다의 생활에 충실하다. 개중에 성공하는 사람도 있고 명성을 날리면서 타국에서도 보람되게 잘 산다. 그들의 성공은 간단하다. 늘 참고 인내한 결과다. 세상의 이치는 쉽게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그 어디에도 없다. 배고픔과 설움과 고독을 아는 사람들은 제일 먼저 침묵하는 법을 스스로 터득한다. 그러므로 투정부리는 아이가 되지 말고 침착한 어른 한국 국적자가 되었으면 한다.

 

일본인 혼네 같은 서예가의 전시회, 보면 볼수록 답답한 느낌과 아쉬움 속에서도 완벽함이 배제된 어딘지 허전하고 심심함에 감탄하는 일본인의 마음을 다시 한번 주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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