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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impse of the way

만화 주인공

 

 

 

 

 

일본의 일간지에 만화를 싣고 있는 만화가들의 전시회가 열렸다. 이들의 작품은 해학적이며 우스운 것이기는 하지만 오히려 추상화나 유화보다는 느낌이 가볍다. 일본은 특성상 전시회라는 것은 개인전인가 초대전인가에 따라 상당히 품격이 달라진다.

 

 

소위 말해 동네 조그만 전시관을 빌려 전시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인 작품은 졸렬하기 그지없는 눈 버리는 전시회가 많다. 그러므로  전시 장소를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대관하는 갤러리를 보면 대충 작가의 수준을 알 수가 있다. 한국도 현대 미술관에서 초대전을 갖는 작가와 인사동 뒷골목에서 전시회를 하는 작가는 경제적인 수준만이 아니다. 이미 객관적으로 어떤 형태든지 공인된 작품과 대관 장소는 불가분의 관계가 깊다. 권위 있는 갤러리는 무명의 작가에게 대관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대가라고 하는 작가는 어느 나라든지 국립이나 이름난 미술관에서 초대전으로 모시고 간다. 그러므로 천재적인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면 그것은 하나의 취미에 불과한 것이다. 그림 그린다, 음악 한답시고 평생 노력해도 성과가 없는 그 상태 그대로다. 천재성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만화는 다르다. 일러스트에 속하는 이 분야는 해학적이며 시각적인 느낌이 바로 와 닿지 않으면 만화로서는 졸작이 되는 것이다. 어려운 철학이나 심오한 뜻은 만화에는 없다. 단순한 색감과 느낌으로 화끈하게 와 닿는다.

 

한 프레임 안에 들어 있는 의사 전달이 완벽하게 가능한 만화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만화가 추구하는 세상은 일반적인 생각이나 삶이 아니므로 위의 처음 그림처럼 고양이의 분뇨 판에 응가를 하는 소녀가 등장한다.

 

두 번째의 남자는 눈에 여성의 각선미만 보인다. 역시 남자는 다 그래라고 표현한 느낌이다. 적나라한 붉은 스커트, 다음은 고양이 모양은 한 여성을 표현했는데 여기는 심통난 부인, 지루한 부인의 모습을 잘 그려냈다. 다음 작품은 사무라이 모습으로 지구를 도는 아주 유명한 작가의 만화인데 재미있는 것은 칼을 든 모습과 머리 모양은 같지만, 양말, 땡땡이 바지, 의상은 전부 다르다. 이렇듯이 만화는 동시에 시각적인 완전하게 보여준다.

 

일본이 만화의 강국인 이유가 있다. 사람들이 혼자 놀기 좋아하고 혼자 생각하고 혼자 밥 먹는 나라다. 그러므로 집에 틀어박혀 그림이나 만화를 그리고 글을 쓰는 사람이 많다. 그것도 천부적 영감만으로 사람들을 감동케 하는 자들이 숨어 있다.

 

 

만화를 보면서 만화의 주인공 캔디와 알프스 소녀 하이디, 아톰,  은하철도 999, 요괴인간, 안빵맨, 도라에몽까지 끊임없는 주인공이 탄생하고 있다. 필자는 응가 하는 소녀 작품을 사려고 가격을 붙인 상태지만 결과는 최종일이 통보한다고 한다. 그냥 가격을 정하여 팔지 않고 종이에 써내고 가장 많은 가격을 붙인 사람에게 보낸다고 한다.  최저 가격만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응가하는 소녀를 기다린다.

 

 

만화를 보면서 한 생각 멈춘다.

사람들은 너무 타산적이고 이기적이며 손해를 안 보려고 안간힘을 쓴다. 

사랑법에도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줄 것인가를 생각지 않고 네가 나에게 무엇인가 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라 늘 피곤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도 만화 주인공이라면 참 좋겠다. 만화의 주인공은 다쳐도, 슬퍼도, 일어나서 부러진 팔다리를 턱 하니 끼우고 열심히 싸워준다. 만화에서처럼 씩씩한 도라에몽이 내 곁에 와서 대신 학교도 가고 숙제도 하고 싸움도 잘하는. 오로지 내 편인 그런 사람.

 

 

대개 보라! 만화 주인공들은 언제나 정의를 위하여 싸우고 사랑을 위하여 목숨을 바친다. 그런데 사람들을 보라. 너무나 엷은 망사 천 같이 속이 훤히 보여 민망스럽다.  만화 주인공이 된다면 즐거울 텐데. 지구도 태양도 그리고 세상도 달라질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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